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에어컨은 현대에 살아가는 인간에겐 여름에 없어서는 안될 하나의 아이템이다. 문제는 시원함 뒤에 은근히 사람을 탈나게 하는 게 있다는 사실이다. 이름하여 ‘냉방병’. 단어는 그럴싸한데, 실제로 겪어보면 그냥 여름 감기처럼 시작해서 인간을 지치고 무기력하게 만든다. 문제는 대부분 이걸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는 거다. “뭐 좀 피곤한가?” 하고 방치하다가, 어느새 몸은 에어컨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. 이 글에선 냉방병의 진짜 원인, 쌩뚱맞은 증상, 그리고 어떻게든 덜 아프게 여름을 버티는 방법까지 깔끔하게 짚어보겠다.
에어컨이 당신 자율신경계를 망친다
자, 진실을 말하자. 냉방병은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. 무심코 설정해둔 에어컨 21도, 밖은 34도. 이쯤 되면 몸이 적응 못 하는 게 정상이다. 자율신경계는 몸의 온도를 조절하느라 멘붕 상태고, 혈관은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며 헷갈려한다. 사람 몸은 기계가 아니니까, 그런 급격한 변화에 하루 이틀은 버텨도 계속되면 망가진다. 그런데도 “나는 에어컨 바람 없인 못 살아~” 하는 사람들이 꼭 있다. 그러다 결국 못 사는 건 그 몸이다. 특히, 에어컨 바로 아래 자리 잡은 사무실 책상은 그냥 냉방병 전시장이다. 계속 그러다간 ‘차라리 더위가 낫겠다’는 멘트가 절로 나온다. 냉방병은 무관심과 무지에서 비롯된다. 그리고 피해는 정확하게 본인 몸에 누적된다.
감기인 줄 알았지? 사실은 시스템 다운이다
냉방병의 증상은 교묘하다. 감기랑 비슷해서 ‘그냥 몸살인가?’ 싶을 정도로 슬쩍 다가온다. 두통, 오한, 콧물, 피곤함.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이상하게 계속된다. 진통제를 먹어도 낫지 않고, 푹 자도 개운하지 않다. 몸이 버그 난 것처럼 여기저기 삐걱댄다. 소화도 안 되고, 이유 없이 짜증도 난다. 여기에 어깨랑 뒷목이 굳기 시작하면, 이제 거의 확정이다. 더 심하면 여자들은 생리 불순까지 겹친다. 말 그대로 '냉기 한 사발'을 온몸으로 받아낸 결과다. 그런데 병원 가면 딱히 원인도 안 잡힌다. 그러니까 무서운 거다. 나만 이상한 건가 싶어서 방치하다 보면, 어느새 여름이 다 갔고, 몸은 영원히 지쳐 있다. 냉방병은 병원보다 에어컨 리모컨으로 고치는 게 빠르다.
‘적당히 시원한’ 게 그렇게 어려운가?
냉방병 막는 건 생각보다 쉽다. 문제는 사람들이 그걸 ‘귀찮아서’ 안 한다는 거다. 실내외 온도차는 5도 내외로 유지하라? 누구나 아는 말이다. 하지만 정작 실천은 안 한다. 에어컨 온도 24도 맞춰두고, 덮을 이불 한 장 정도는 준비하자. 바람이 몸에 직접 닿지 않게 방향도 좀 바꿔주고. 여름에도 얇은 긴팔은 필수템이다. 몸은 덮고 얼굴만 시원하게. 기본인데 안 한다. 왜? 그냥 귀찮으니까. 양말 신는 것도 귀찮고, 환기하는 것도 귀찮다. 그러다 폐활량이 에어컨 필터랑 경쟁하게 된다. 하루에 한두 번은 밖에 나가서 땀 좀 흘리는 것도 필요하다. 사람 몸은 차가운 통조림이 아니다. 시원함이 무조건 좋은 게 아니다. 적당히 시원한 게 진짜 고급 관리다.
냉방병은 현대인의 ‘스스로 자초한 감기’다. 너무 시원하게 살다가, 몸이 먼저 지쳐 쓰러지는 것. 에어컨은 고마운 존재지만, 과하면 독이 된다. 온도 조절, 바람 방향, 긴팔 옷, 환기, 이 정도만 챙기면 여름을 덜 피곤하게 보낼 수 있다. 결국 문제는 기계가 아니라 습관이다. ‘나는 괜찮겠지’란 생각이 가장 위험하다. 여름을 시원하게 넘기고 싶다면, 이제는 리모컨을 조절할 때다. 물론, 그보다 먼저 바꿔야 할 건 당신의 안일함이다.
